캄보디아에 싹트는 협동조합! 캄보디아 TRK 두레생협 방문기(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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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레지기 작성일15-09-16 10:14 조회25,990회 댓글0건본문
지난 9월 8일, 한국희망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캄보디아 TRK(Tompeang Russey Khmer Association)관계자 2명이 두레생협의 후원으로 3일간 협동조합을 방문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TRK는 가난한 농촌 지역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과 청소년의 교육을 지원하고자 뜻있는 캄보디아 젊은이들이 모여 2008년에 결성한 단체입니다.
현재 캄보디아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농촌 지역 주민들은 지속적인 가난에 시달리고 있고, 아이들 역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가지만, TRK는 캄보디아 농촌지역에서 지역 주민에게 희망을 선사하고자, 다시 농촌으로 돌아와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도 다양한 협동조합 모델을 견학하고 유기농업 현장을 찾아, 캄보디아에 접목할 수 있는 협동조합 모델과 유기 농업지식을 얻기 위해 추진되었습니다. TRK에서 일하는 Loeurm Sowath과 Yem Panha는 2박3일의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설명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방문 첫 날에는 울림두레생협과 성미산마을을 방문하였습니다. 먼저, 울림두레생협 고은주 상무이사님이 울림두레생협의 설립배경과 슬로건, 걸어온 길, 지역 내 활동 등에 대해 소개한 뒤, 김우 이사장님께서 산 마을이 형성된 배경과 성미산 인근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공동체 활동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울림두레생협과 성미산마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뒤에, 사회적협동조합인 문턱 없는 밥집에 방문하여 점심식사를 같이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문턱 없는 밥집은 울림두레생협을 포함하여, 성미산마을 인근 단체와 주민이 함께 출자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친환경 먹거리로 음식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밥값을 내도록 하여 누구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역복지와 친환경 먹거리 문제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해결하는 음식점으로 Sowath과 Panha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울림두레생협 성산점 매장에 들러, 다양한 두레생협 생활재를 둘러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재배한 유기 농산물과 공정무역 생활재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캄보디아에서도 캐슈넛이 재배되는데, 대규모 가공공장이 없어 대부분 수확 후에 베트남과 같은 인근 국가에 헐값으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오후 일정은 두레생협에 더치커피를 공급하는 성미산좋은날협동조합과 수제비누와 찜질팩 등을 공급하는 비누두레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성미산좋은날협동조합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곳으로, 발달장애아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울림두레생협, 성미산학교 교직원상조회 등 성미산 마을 내 단체와 주민들이 조금씩 출자금을 모아 설립하였습니다.
12시간 이상 천천히 내려야 하는 더치커피와 같이 조금은 더디지만 꾸준히 일하며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의 일터를 직접 살펴보며,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모이면 큰일을 해낼 수 있는 협동조합의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문기념으로 더치커피를 선물해주시며 배웅해주시는 모습에 마음도 함께 따뜻해졌습니다.
두레생협 조합원끼리 소소하게 모여, 수제 비누를 만들다가 일공동체로 성장한 비누두레에서는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여,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는지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3년 간은 거의 인건비 없이 빠듯하게 운영했지만, 당장의 수익증대보다는 지속적으로 재투자 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일공동체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성장 비결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집에서 밥을 차려 먹기 힘든 1인가구를 중심으로 반찬을 공급하는 동네 부엌을 방문한 뒤에는 동네 아이들이 편하게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동네책방인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 간단한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울림두레생협 고은주 상무이사님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합원의 삶 속에서 조합원의 필요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구상하는 것과 그것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조합원 참여를 위해서 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조합원이 주인의식으로 가지고, 위원회를 통한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생협이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모습과 지역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협동조합 및 일공동체가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면서, Sowath과 Panha는 이익을 서로 나누어 가지려하기 보다 함께 공유하면서 더욱 키워나가는 공동체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동시에, 지금부터라도 캄보디아에 협동과 공유의 정신을 심어야겠다며 다부진 목표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