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3박5일의 일정으로 두레생협 필리핀 생산지 방문교류 임원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연수에 함께 한 두레APNet 안민지 생산지코디네이터와 바른두레생협 김웅진 이사장님의 후기를 참고하여, 방문교류 현장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번 방문교류 임원연수는 마스코바도 가공공장 견학 및 사탕수수 생산자 교류와 함께, 2차 바르크프로젝트(BARC Project, Building Adaptive and Resilient Communities Project) 7개 중 3개 프로젝트 시행지를 직접 방문하여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조합원 교류 사업을 위한 생산지 현황을 파악하고자 실시하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마닐라로, 다시 마닐라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하여 네그로스 섬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채워진 첫째 날을 보내고, 둘째 날에는 필리핀 현지 공정무역 파트너인 ATC(Alter Trade Corporation)를 방문하여, 그동안의 활동상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에 바르크프로젝트 시행지 중에 한 곳인 핍파(PIBFA)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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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파(PIBFA)는 첫번째 카라바오(Carabao, 물소) 확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생산자 커뮤니티이자, 사탕수수와 발랑곤 바나나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주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바르크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키우고 있는 물소도 직접 보고 사탕수수 재배지를 둘러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카라바오가 사탕수수를 옮기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재산목록 1호로 귀중히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르크프로젝트를 통해 꼭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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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오전에는 ATMC(Alter Trade Manufacturing Corporation)를 방문하여, 마스코바도 생산공장을 살펴보았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마스코바도는 근육으로 만든 설탕이라는 무스코바도(Muscovado)에서 비롯된 말로, 필리핀에서 내려오는 전통방식을 사용하여 제조하기 때문에 사탕수수의 미네랄과 당밀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다 자란 사탕수수를 수확하여 압착기에 넣고, 즙을 짜낸 후 큰 통에서 오랜 시간동안 끓이고 정화하여 불순물과 침전물을 제거한 다음, 넓은 판자에서 완전히 말리면서 고운 가루가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끈적끈적한 사탕수수즙을 오직 사람의 힘으로만 계속 섞고 저으며 마스코바도로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스코바도 한 팩에 생산자들의 많은 노력과 수고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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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오후에는 자동양수시설 확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다마공동체(DAFWARBA)를 방문했습니다. 올해 공정무역 주간에 한국을 방문했던 파파 다니엘 의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10년 전 방문했던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 속 아이들을 수소문했는데, 마침 마을 청년회장으로 활동하는 레이문드(Raymund)가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10년 만에 감격스러운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마스코바도를 이용한 청만들기, 마스코바도와 함께하는 발효이야기 등 음식교류시간과 오색실을 이용한 장명루 만들기를 하며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생산자들의 집으로 각자 흩어져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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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공동체 마을 안에서 맞이한 넷째 날 아침은 새벽 4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더운 날씨 탓에 사탕수수 작업이 보통 새벽 6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새벽 4시부터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쌀 도정공장 프로젝트를 추진한 나칼랑페레스(NAFWA) 생산자 공동체로 이동하였습니다. 다른 마을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법 큰 규모로 설립하여 주변 마을에도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생산자분들은 쌀을 도정하기 위해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공장까지 운반해야 했는데, 이제는 사탕수수 수확하러 가기 전에 공장에 맡겼다가 일이 끝나고 간편하게 찾아갈 수 있어 이전보다 많이 편리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후에는 매년 10월 셋째주 일요일에 시작되는 필리핀 최대규모의 탈춤축제인 마스카라 페스티벌(Masskara Festival)을 다 함께 관람하며, 모든 연수 일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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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fair trade)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14일 덕수궁 돌담길 옆에서 개최되었던 세계공정무역기구(WFTO)가 정한 ‘2016년 세계 공정무역의 날’행사에 참관하면서 부터다.

공정무역은 공평하고 장기적인 거래 파크너십을 통해 세계 무역과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는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브랜드와 포장에 가려진 과정을 일깨워 생산자와 소비자가 마주보도록 하는 거래방식이다.

생산자단체와 장기적으로 거래하면서 최저보장가격을 지키고, 공동체 발전을 위한 공정무역 프리미엄을 지급함으로써 생산자들이 국제 무역체계에서 스스로의 삶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공정무역을 통해 소비자와 소비업체들이 생산자로부터 직접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매업체들이 생산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생산자들이 제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고, 중간단계를 줄여 중간상들의 착취를 없앰으로써 생산자들에게 보다 더 많은 몫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무역은 세계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생산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보장함으로써 생계비와 생산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며, 생산자들이 앞으로의 수입을 예상하여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 생산지 견학은 공정무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또 프로젝트별로 지원된 금액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보고, 배우고, 느끼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며, 자신이 제공한 노동에 대하여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한다.

공정무역과 같은 공정거래가 이 사회에 확산되어 사회 각 분야에 있는 만연해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벗어나 정당한 대우를 받는 공정한 사회가 하루 빨리 정착되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의 작은 참여가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을 받는 곳은 큰 힘이 되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조합원들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