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두레생협] 흙 위에서 만나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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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레지기 작성일20-06-30 16:47 조회20,747회 댓글0건본문
위 그림에 담긴 내용입니다 (글자로 옮김)
위 그림에 담긴 내용입니다 (글자로 옮김)회원생협 소식 / 두레 2020.07 / 5
[서울북부두레생협]
흙 위에서 만나는 공동체
글. 고경남 조합원
6살, 부모님과 함께 서울상경을 했다. 고작 6년도 안 되는 짧은 시골살이를 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시절에 봤던 과일나무, 풀, 야채를 새싹이나 잎사귀만 보고도 이름을 알고 있었다. 따로 공부한 것도 아닌데, 그냥 저절로 알아졌다. 나도 내가 너무 신기했다. 이건 살구나무, 이건 대추나무, 감나무, 목단, 고추모종, 이건 봉숭아 싹이네~~ 그래서 인지 텃밭 가꾸는 일이 낯설지 않고, 땀 흘리는 것이 좋고, 장점 투성이였다.
텃밭의 가장 큰 장점은, 절기에 맞게 잘 심고, 때에 맞게 물주고, 거름 주면 자연의 힘으로 얻어지는 풍성한 유기농 먹거리를 수확하는 것이었다. 마치 뻥튀기 기계에 씨앗을 넣고 돌리면, 뻥하고 부풀려져 나온 뻥튀기처럼, 미안할 정도로 뻥하고 잘 자라주는 작물들이 내 몸의 일부가 되어 건강을 주는 자연의 힘이 너무 감사했다. 이런 감사함, 뻥튀기 느낌 때문에 나는 농사를 짓는 것 같다.
"사서 고생" 이라는 비난 아닌 비난을 들은 적도 있다. 남들 보기엔 아이 셋을 키우는 것도 모자라 텃밭농사라니 싶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수확한 작물 나눔을 할 때는 "에고~ 같이 물 한 번 못줬는데 받기 미안하네~" 하면서도 마음을 전한 것에 대한 보답을 미소로 한가득 주셨다. 나눔 할 수 있는 기쁨, 이것도 텃밭의 커다란 장점이 아닐 수 없다.
한때 주말농장을 하고 싶어서 여기 저기 기웃거렸다. 주말농장, 도시농부란 말만 들으면 물어 물어 찾아다니고, 또 멀리도 다녀보기를 몇 해 하다가, 작년부터 우연한 기회에 강북구에 있는 여러 지역 단체와 모임들이 공동체로 운영하는 강북마을텃밭에 서울북부두레생협의 일원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너무너무 신이 났다. 집에서 멀지도 않고, 공동체텃밭이라고 하니 뭔가 새로운 기대감이 생기는 것이, 나 같은 도시농부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작년 한 해를 보내고, 텃밭디자인(작물기획)부터 밭지기들과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서로 가지고 있는 씨앗을 나누고, 함께 공부하고, 새참을 나누고, 비료와 물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도 정말 감사하다. 이것 또한 텃밭농사를 통해 뻥튀기된 장점이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텃밭강의를 통해 토종씨앗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졌다. 밀려오는 수입농산물 속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켜야 하는 이유와 농업살림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잠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여기에 모인 우리들만큼은 토종을 지켜내려는 공동체이면서, 더불어 농업살림에 이바지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토종씨앗을 지키고 있다는 작은 자긍심에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밭에 오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만나면 서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곳의 문화가 나는 정말 좋다. 이제는 나도 밭에 오면, 먼저 인사를 나눈다. 누구에게나 '안녕하세요?'라고. 각기 다른 공동체들이 '우리'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흙 위에서 만나는 공동체'로 뻥튀기 된 것, 이것이 진정한 수확 아닐까 생각된다.
(사진 설명) 서울북부두레생협 고경남 조합원
그림 설명 — 서울북부두레생협 강북마을텃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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